작품 소개
“아침이나 같이 하자고 날 부른 건 아닐 것 아니야. 본론부터 말해.” 그에 서우원이 아일랜드 식탁에 여유롭게 몸을 기댔다. 약간의 지루한 시간이 흐른 후, 그가 뜬금없는 서두를 던졌다. “미안하다고 해.” “뭘?” “그때 나 버리고 간 거, 잘못했다고 하라고.” 나는 당황하여 곧바로 알맞은 반응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서우원이 그런 내 눈을 끈질기게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네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고, 그래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는 거라고…….” “…….”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해. 그거면 용서해 줄 테니까.” 언뜻 그에게 사과하느냐, 그러지 않느냐로 선택지가 갈라진 듯 보였으나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사과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쉽게 받아들일 리 없으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 한들 그것만으로 끝날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한테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달라져?” 내가 눈을 내리감으며 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나를 찌르는 시선만은 여전히 선명하게 느껴졌다. 서우원이 나를 달래듯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쉽잖아, 다 잊어버리고 예전처럼 잘 지내 보자고 말하는 거야.” *** “내가 그때 일로 제일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 “흐, 갑자기 무슨, 힛! 소리를….” “꼴에 조심한다고 닥치는 대로 네 안에 싸질러 놓지 않았던 거야.” 지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멍하니 그가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며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임신이라도 했으면 그 나이에 도망이 쉽진 않았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 “응, 미친, 새, 흐으…. 끼, 응, 하읏, 아!” “말해 봐, 내 애를 배고도 네가 내 곁을 떠날까?” 그리 말하며 서우원이 내 턱을 길게 핥았다. 그가 가까워질 때마다 그에게서 야릇한 살냄새가 풍겼다. 그의 가쁜 호흡이 예민해진 귓가를 스쳤다. 내 손을 쥔 그의 아귀힘이 더욱 단단해졌다.
작품 정보
〈론 베케이션(Lone vacation)〉은 마지노선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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