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있었다.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그 아버지의 빈자리를 이기지 못해 술에 의존하는 엄마를 보살펴야만 했던 소녀. 희망보다 절망을 느껴야 하는 순간이 더 많은 삶이 지나갔다. 그렇기에 그저 살았다. 보호를 받아야 할 마땅한 나이에 보호자가 되어버린 소녀에게 감정이란 건 사치였으니까. 그렇게 살아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또래와 다른 시간을 걸어야 하는 소녀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만 갔다. 그 피폐해진 삶에 결국 주저앉고야 싶어졌을 때쯤. 누군가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화낼 줄 모르면 소리라도 지르든가, 소리 지를 용기 없으면 도망이라도 치든가.’ 절망의 끝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눈은 오직 저를 향한 것이었다. 올곧게 그리고 다정하게. 소녀가 소년을 사랑하게 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이었다. 시간이 흘러 소녀가, 그리고 소년이 성인이 되어서도 둘 사이는 그저 친구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다정했던 눈빛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아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런 적이 없던 것처럼. 그런데 한 남자가 그사이에 우뚝 섰다. 남자의 다정한 올곧은 눈은 오직 저를 향했다. 어째서…. 어째서 남자는 저에게 손을 내민 소년과 너무도 똑같은 눈빛을 하고 있는 걸까. 도대체 어째서….
〈친구, 그 남자 [단행본]〉은 김서련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네이버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으며 현재 연재 중이다.출판은 도서출판 윤송에서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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