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하면 자장가도 쳐 줘?” 원이경이 나를 향해 몸을 숙이며 눈동자를 반짝였다. 어느 늦봄, 너는 느닷없이 내 앞에 나타났다. 물이 빠진 청바지는 너의 허리에 조금 헐거웠고 목이 늘어난 흰 셔츠는 잔뜩 구겨져 있었다. 곧은 척추와 날개뼈. 발레리노의 것처럼 긴 목덜미에는 목뼈가 툭, 불거져 있었다. 너는 여름 햇빛처럼 뜨겁게 날 데우지만. 알아. 이것은 모두 신기루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감쪽같이 사라져 버릴 것들이다. 그런 너에게 자장가는 어울리지 않아. 랩소디를 쳐 줄게. 책 속에서 “시리야.” 그가 거치대에 휴대폰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근처 맛집 좀 찾아 줘.”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로딩 표시가 뜨더니 곧 시리는 대답했다. - 요청하신 장소를 찾을 수 없습니다. “…….” “시리야.” 띠링. “근방 맛있는 식당 찾아 줘.” - 요청하신 장소를 찾을 수 없습니다. 연달아 실패하자 원이경은 밸트를 매며 질문을 정정했다. “시리야. 가까운 식당 찾아 줘.” - 요청하신 장소를 찾을 수 없습니다. “미친놈아.” 기어이 원이경은 욕설을 뱉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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