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순결을 빼앗은 거라면 유감이고.” 강강약약의 표본인 이제은과, 그녀 한정 외유내유인 서담휘. 그들의 첫 번째 만남은 멱살, 두 번째 만남은 침대. 세 번째 만남은 학교 강의실. 그리고, 네 번째 만남은. “네가 벌인 그날 일, 책임은 져야지.” “한 번 더 잘래?” 또 다시 침대 위. 우연 아닌 우연으로 만난 그날, 술기운을 핑계로 뜨겁게 안고 차갑게 안겼던 침대 위. “진짜 나랑 파트너라도 하겠다고?” 서로 다른 의도를 가지고 갈망했던 까만 밤. 그 밤은 이상한 관계를 약속하기에 이르렀으니. “너 나랑 왜 잤어?” “본능. 지나치게 충실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들이 계속되자,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은 끊임없이 물음표를 지었다. 어쩐지 묘한 기류만 끊임없이 오고가는 그들의 관계의 시작은, 사실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이제은.” 어느새 침대 위에서만 엮이기엔 점점 더 아쉬워지기 시작하는 관계. 몸정을 벗어나 더욱 구질구질해지는 감정. “나 너 좋아해.” 그 구질구질한 감정의 의미를 인정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몸 섞을 생각만 하지 말고, 제대로 만나보고 판단해.” 첫 단추부터 묘하게 어긋난 그들의 관계는 과연 재구성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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