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쪽에서 싫다고 하면?’ ‘감히 어떤 놈이 널 싫다고 해.’ 불행하게도 지금껏 단 한 명의 맞선남도 싫다고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랑은 조건을 내걸었다. ‘내가 차이면 당분간 선 없는 거예요.’ 이랑이 이 맞선에 응한 이유였다. 이랑이 원하는 건 단 하나였다. 퇴짜. 남자의 퇴짜가 필요했다. 퇴짜를 맞을 수 없다면 하는 수없이 퇴짜를 놓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파혼은 죽어도 안 된다고 했으니. “제안 하나 할까요?” 이랑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걸려 있었다. 진욱은 딱히 궁금하지 않았지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 자리는 일어서는 순간 끝나는 자리다. “결혼은 살아 보고 하는 걸로. 어때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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