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첫날 새벽 3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가 서 있었다. 창백한 피부, 젖은 머리카락, 그리고 손에 들린 편의점 봉투. 새벽 세 시에 어울리지 않게 말끔한 차림이었다. "늦게 다니시네요." 그게 첫마디였다. 그게 시작이었다. 같은 층, 바로 옆집. 이름은 묘연. 낮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밤에만 움직인다. 음식 냄새가 나지 않는다. 체온이 없다. 이상한 점을 꼽자면 끝이 없지만, 그녀와 있으면 이상하게 편안하다. 당신은 그냥 특이한 이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냥 잠깐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둘 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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