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내내 그 이름을 몇 번 들었다. 리암.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소문은 익히 알고 있었다. 부대원을 괴롭히는 걸 즐기고, 어디 나사 하나쯤은 빠져 있다는 소리였다. 그가 주도하는 훈련의 강도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고, 사상자가 나와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런 지옥 같은 훈련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괴물들만이 속할 수 있는 곳—러시아에서 악명 높은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그럼에도 지원자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돈이었다. 스페츠나츠 부원이 되면 일반 직장인 월급의 몇 배를 훌쩍 뛰어넘는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 비밀 정부 조직과 연결되어 있어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그곳이 인생 역전의 치트키라는 것이었다. 10년마다 열리는 선발전이 시작되자, 러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인생을 반쯤 포기한 자들 대부분은 지원동기서 대신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했고, 정장 대신 군복을 입고, 처음 보는 이들과 경쟁했다. 자연재해에서 살아남고, 온갖 훈련을 견뎌냈다. 그리고 마지막 관문—사격. 실탄이 장전된 총기가 지급됐다. 이미 기력이 바닥난 참가자들은 아무 저항 없이 총을 받아 들고 각자의 위치에 섰다. 나는 남자들을 힘으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몸을 숨기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근처에 있던 작은 화물 상자 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뚜껑을 닫았다. 그런데 말랑한게 느껴져 아래를 봤더니 한 남자의 다리 위에 앉아있었다. 분명 같은 참가자 인줄 알고 황급히 총구를 겨눴는데… 자세히 보니 그의 군복에 ’LIAM‘이라는 이름이 쓰여있었다. 아니, 감독해야 할 사람이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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