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그는 그것이 살아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유리구슬이었다. 어릴 적부터 손에 익었던, 그 크고 묵직한 장난감 중 하나. 손가락 사이에 끼워 굴리거나, 햇빛에 비춰 보거나, 가끔 멍하니 들여다보기도 했다. 구슬 속에는 수많은 점들이 떠 있었고, 그 점들이 선을 이루며 움직였다. 그는 그저 “예쁘네” 하고 중얼일 뿐,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구슬은 차갑고 반짝였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그 안에서 희미한 떨림이 느껴지곤 했다. 그는 그것이 자기 손의 진동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무심히 구슬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 없다. 그의 세계엔 시계가 없었고, 해도 지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구슬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반짝이는 미세한 빛줄기들을 바라보다, 문득 흥미를 잃었다. 순간,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구슬을 살짝 눌렀다. 딸깍. 구슬이 조용히, 그러나 완벽하게 부서졌다. 파편도, 소리도 없었다. 그는 먼지를 털 듯 손을 한 번 털고는, 다른 구슬을 집었다. 그리고 다음 반짝임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작품 정보
〈구슬속의 우주〉는 SeoJiwon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노벨피아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노벨피아 2025년 7월 1일이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연재 회차는 노벨피아 21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