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그 여자는 포차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땡기면 혼자 가서라도 마신다. 그 남자는 술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포차에 간다. 그 여자가 있을 것 같아서. 그 여자는 세 살 적고, 그 남자는 세 살 많다. 그래도 포차에서 만나면 허물없이 말하고 낄낄대며 웃는다. 그래서 두 사람이 친하냐고? 적어도 그들은 서로를 친구라고 생각한다. 정작 서로에 대해 아는 건 쥐뿔도 없으면서. 그렇게 만나는 동안, 그 남자는 세 번의 연애를 했고 그 여자는 한 번의 연애를 했다. 그리고 현재는? 임자가 없다. 대신,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고 그 남자가 있다. 사랑은 아니다. 그런데도 남자는 그 여자가 좋고 여자는 그 남자가 좋다. 그 남자가 묻는다. 우리, 친구하지 말고 결혼할까? 그 여자가 답한다. 이러지 좀 말지. 우리 사이에. 친구로만 있을 것 같았던 그 남자와 그 여자의 관계가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서- 영미는 다 죽어가는 얼굴로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엄마의 잔소리가 폭격처럼 쏟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서 쉬어야 할 것 같았다. 근육통을 호소하는 허리와 다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팠고 몸살처럼 온 몸이 덜덜 떨려 제대로 서있기조차 어려웠다. 우선 쉬어야 했다.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네 발로 기어서라도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안착시켜야 했다. 안 그러면 그곳에서 도망치듯 나온 보람이 없을 것 같았다. 푸르댕댕한 얼굴로 힘없이 중얼거린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곧장 들어갔다. 겉옷을 벗지도 않은 채 쓰러지듯 침대 위에 누운 그녀는 ‘나쁜 새끼.’를 중얼거렸다. 온 몸이 다 욱신거렸다. 안 아픈 데가 한 군데도 없다. ‘내가 그동안 짐승을 만났던 거야!’ 영미는 분한 얼굴로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곧 다시 눈을 떴다. 눈을 감으면 그와 섹스 하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 같아 두려웠다. 술김에 저지른 일 치고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생각난다. 서로 실수 했으니까 없던 일로 치자고 말하기에는 동이 터서 날이 훤해 질 때까지 섹스라는 노동아래 침대 위에서 그와 뒹굴었다. ‘모르는 척하고 그냥 친구로 지내려고 했는데 다 글러먹었어. 그 나쁜 새끼, 일부러 작당한 거야. 작당하고 날 덮친 거였어!’ 라고 애써 부정했지만 그녀의 허락 없이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시작을 한 건 영미였다. 지혁이 만취해있는 영미를 침대 위에 눕혔을 때, 영미는 손을 뻗어 그의 넥타이를 움켜쥐었다. 술이 원수다. 취하니 이성보단 본능이 앞섰다. 나 좋다고 하는 남잘 고이 보낼 생각을 하니 아까워서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의 넥타이를 붙들고 끌어당겼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영미의 뒷머리를 붙잡고 급하게 입술을 붙여왔다. 입술을 맞추고, 맞추고, 몇 번이고 키스하고…….
작품 정보
〈결혼합시다〉는 장인경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망띠끄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5 늘어 누적 2,473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