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너는 나의 펫이다. 그 사실을 뼛속까지 새겨 주마.” - 출판서 서평 - 환락도시 미다스 교외, 특별자치구 케레스― 통칭 슬럼에서 불량 그룹의 리더로 군림하는 리키는 밤거리에서 사냥감을 물색하던 중 뼈아픈 실수를 저질러서 붙잡히게 된다. 리키를 붙잡은 것은 중앙도시 타나그라를 통치하는 궁극의 엘리트 인공체·블론디 이아손이었다! 특권계급의 정점에 선 블론디와 슬럼의 잡종. 본래 결코 교차하지 않을 두 사람의 만남이 집착으로 일그러진 사랑과 숙업의 윤회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당신의 목마름을 적셔 줄 다정한 로맨스가 다가온다. 치명적인 남자들의 이야기, MM NOVEL *작품 속으로 방 안에 들어온 후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이아손은 긴 다리가 거추장스러운 듯 소파에 깊숙이 등을 기대고 침대 가장자리에 살짝 걸터앉아 있는 리키를 살펴보고 있었다. 고의적인 침묵에 초조해진 리키는 어색하게 입술을 핥았다. 그렇게 서로 거리를 유지한 채 10분이 지났다. 거기까지가 인내의 한계였다. 리키는 요란하게 옷을 벗어던진 후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이아손은 서늘한 시선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결국 초조해진 리키가 언성을 높였다. “뭐야. 대체 언제까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 거야. 여기까지 와서 뺄 거 없잖아? 빨리 끝내 버리지?” 그러자 이아손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사냥감을 놓치면 항상 이런 식으로 남자를 유혹해서 돈을 버나?” 낮고 힘 있는 쿨 보이스에는 노골적인 조소가 담겨 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슬럼의 잡종에게 손을 댈 만큼 취향이 특이하지도 않고 시간 또한 남아돌지 않는다. 원하지도 않는 입막음의 대가를 강제로 떠안기다니 어이가 없군. 오히려 실례다. 불쾌하기 짝이 없어.” 리키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자존심을 흙발로 짓밟히고 침 세례까지 받은 듯한 기분에 저도 모르게 입술까지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나. “아니면 뭔가… 꿍꿍이라도 있나? 하긴 공짜보다 비싼 건 없다는 말도 있지.” 그렇게까지 분명하게 말을 들으니 이번에는 핏기가 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꿍꿍이…? ‘꿍꿍이라면 내가 아니라 네놈한테 있는 거 아니야?’ 블론디가 ‘단순한 변덕’으로 슬럼의 잡종을 도와준다? 리키는 그 사실이 훨씬 더 믿기지 않았다. 아니,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함을 끌어안은 채 초조함에 사로잡힌 것은 자신뿐이었나 생각하니 너무나도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바보 취급을 당하고 나니 오히려 배짱이 생겼다. 블론디의 위광에 겁을 먹고 고개를 숙일 바에야 처음부터 이런 곳으로 데려오지도 않았다. 다만…. 블론디가 타나그라의 ‘최고위’라고 불리는 진짜 이유를 모를 뿐만 아니라, 단순히 ‘특권계급’ 지배자라는 인식밖에 없는 리키는 어떤 의미에서 무서운 걸 모르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그럴 마음도 없으면서 왜 졸졸 쫓아온 거야? 슬럼의 잡종과 얼굴을 맞대고 사이좋게 얘기라도 나누시려고? 어서 날 안아. 말했잖아. 남에게 빚을 지는 건 딱 질색이야.” 이아손을 상대로 그렇게 무모한 도발을 할 만큼, 충분히…. “플레이존의 폴리스 센터가 얼마나 지독한 곳인지… 당신처럼 높으신 분들은 상상도 못 할걸. 거기서 우리 같은 놈들은 쓰레기나 마찬가지야. 실수해서 잡히기라도 하면 얼굴이 달라질 만큼 두들겨 맞는 건 아주 흔한 일이지. 거기다 걸레짝이 될 때까지 윤간당하고 마지막엔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게 보통이야.” 그 이야기가 단순한 ‘소문’도 과장된 ‘경고’도 아니라는 것쯤 슬럼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미다스의 ID가 없다. 단지 그뿐인데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건 지긋지긋할 만큼 많이 봤어.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라는 거야. 타나그라의 엘리트 님은 ‘뭐든지 남들보다 잘났다’면서?” 마디마디 독기 어린 빈정거림을 담아 리키는 씨익 웃었다. “미다스로 흘러들어오는 퇴물 펫들은 남자도 여자도… 아무에게나 엉덩이를 내밀 정도로 음란하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런 퇴물 펫들이 굴러떨어질 수 있는 가장 밑바닥이 미노스 같은 변두리 창관이라고 한다. “워낙 고상한 음식만 드시던 분이라 성질 더러운 잡종 따윈 손대기 싫다면 이야긴 다르지만.” 일부러 이아손을 도발하며 리키는 오른발로 담요를 걷어찼다. “뭐 좋아. 꼬리를 말고 도망쳐도…. 어차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건방지다기보다 지나칠 만큼 오만한 태도였다. 권력에 빌붙어 아첨하는 비굴한 개가 될 바에야 차라리 거친 들고양이가 되겠다는 드높은 자존심. 그 모습은 패기를 뛰어넘어 일종의 독특하고 강렬한 색향마저 풍겼다. ‘호오… 생명력이 넘치는 녀석이군.’ 어떤 일에도 꿈쩍하지 않는 블론디가 한순간 마음속으로나마 감탄했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섣불리 빚을 질 바에는 차라리 몸으로 갚겠다… 그런 뜻인가?”
작품 정보
〈[MM노블] 아이노쿠사비 (체험판)〉은 요시하라 리에코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MM노블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5 늘어 누적 4,91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