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많이 컸네?” 갑자기 생긴 그늘에 고개를 드니 태하가 앞에 서 있었다. 오래된 한옥, 고즈넉한 정원과는 동떨어진 도시남의 세련된 모습으로 부드럽게 웃는다. 환영이 아니었다. “결혼을 한다고?” 그녀의 머리 위로 그늘을 드리웠던 태하가 옆으로 앉았다. 그의 체취가 툇마루의 나무 냄새보다 더 진하게 유신의 코를 자극했다. “할머니가 하래서.” “착하네. 말도 잘 듣고.” 언뜻 들으면 부드러운 목소리인데 조롱이 실렸다. 유신은 그 비아냥거림을 마른침과 함께 삼켜 없앴다. “착해야 하니까.” “늘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 거야?” “키워 주신 값은 해야 하잖아.” “그게 얼굴도 모르는 놈과 결혼하는 거라고 누가 그래?” “이미 할머니와 끝낸 얘기야.” “나를 배제했지.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약간의 실소가 서늘한 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왔다. 태하의 냉랭한 목소리를 유신은 질끈 눈을 감았다가 뜨는 것으로 애써 무시했다. “결혼할 사람이 나니까.” “이유신.” 여름인데 태하의 목소리는 겨울처럼 서늘했다. 그의 의견 같은 건 필요치 않다고 내뱉은 말에 그녀의 이름을 힘주어 부름으로써 나직한 경고를 날렸다. 유신이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태하가 한결 나긋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날아왔을 것 같아?” “축하하는 마음.” “간이 커졌네. 말장난도 할 줄 알고. 근데 이 주제에 관해선 장난할 생각 없어.” 웃는 얼굴로 말했지만, 태하의 동공은 서늘한 빛을 뿜어 댔다.
작품 정보
〈탈각〉은 공호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밀리오리지널이다.
연재 시작은 봄툰 2024년 2월 29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봄툰 16화다.
완결일은 봄툰 2024년 2월 29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5 늘어 누적 1,13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