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이제 이 빌어먹을 감정을 정리할 때가 된 것 같았다. 벌써부터 마음이 쓰린 것 같지만 상관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지훈에게 끌려다녔고, 우린 잘 될 수가 없는 사람들이니까. 그를 무시하고 도어록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지훈이 내 곁에 바짝 다가섰다. "왜 아무 말도 못 해. 너 설마 협박이라도 당한 거야?" "그런 거 아니야." 간단하게 대답하고 집 안으로 쏙 들어갔지만 지훈은 내 뒤를 득달같이 따라 들어왔다. "너 똑바로 말 안 해?" "나 남자 좋아해." 간단한 대답이었다.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내 대답에 지훈이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그의 얼굴에 경멸감이나 혐오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훈이 내 양어깨를 움켜잡고 거칠게 밀어내는 바람에 신발도 벗지 못하고 현관의 벽에 퍽, 소리 내어 부딪혔다. 그가 위압적인 시선으로 날 노려보며 추궁하듯 물었다. "남자 좋아하는데 뭐. 그래서 아까 그 새끼랑 왜 그런 거냐고." 물어오는 음성이 겨울바람을 품은 듯 냉연하면서도 시렸다. 예상하지 못한 지훈의 반응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지훈의 시선이 내 흔들리는 눈동자를 지나 콧날을 거쳐 파르르 떨리는 입술에 머물렀다. 잠시 입맛을 다신 것 같더니, 지훈이 나직하게 물어왔다. "남자면 다 좋은 거야?" "……그래. 그러니까 이만 집에 가. 나 지금 혼자 있고 싶거든." 지훈이 입술을 실그러뜨렸다. "그럼 나랑도 할 수 있겠네."
작품 정보
〈불온한 허리 짓〉은 레네이제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봄툰·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해오름하루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14 늘어 누적 1,67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