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계승 서열 1위, 차가운 도시의 세자 이웅은 어느 날 갑자기 신문에서 자신의 국혼 기사를 읽게 된다. “국왕 폐하. 제가 결혼을 한다고요.” “갑작스럽지만 그리되었다.” 대쪽 같은 왕의 명령에 분노한 이웅은 예비 세자빈 류설영에게 초면부터 맹렬한 폭언을 퍼붓는다. “부부 사이의 애정이나 관심 따위는 기대하지 마세요. 내가 류설영 씨를 제대로 된 반려로 생각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넵. 알겠습니다.” 참으로 시원시원한 대답이었다. 심지어 ‘네’도 아니고 ‘넵’이었다. “지금 제 말, 제대로 들은 것 맞습니까?” “네. 결혼은 형식일 뿐이고 애정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 생글생글 해맑은 미소, 낭랑하고 명쾌한 말투. ‘혹시, 설영 님은 많이 해맑으신 편일까?’ 지켜보는 궁인들의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가운데, 급기야 세자는 초야를 앞두고 신부를 버려둔 채 가출해 버리고, “빈궁마마. 송구하지만 실은…….” “저하는 지금 궁에 안 계실 거예요. 오늘 밖에서 주무신다 하셨어요. 그런데 가례식 때 찍은 저하의 사진은 언제 받을 수 있나요?” 맑은 눈의 세자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왕세자의 굿즈 제작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이 결혼…… 정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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