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결혼할래요?” 제멋대로, 세상 속 편하게 살며 어디서든 태양처럼 군림하는 남자가 말했다. 나른하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웃으면서. “아, 거절이에요? 정말?” 타성에 젖은 다정한 목소리가 여름 저녁 창가를 타고 스며든 미풍처럼 부드러웠다. 그는 이런 걸 아주 잘하는 남자였다. 타고난 준수한 외모로 미소를 뿌리고, 눈을 맞추며 상냥하게 건넨 몇 마디의 말로 상대를 사로잡았다. 휘우는 아니었다. 그녀는 차지원의 본모습을 알고 있었다. 비틀리고 심술 궂고 오만한 데다 휘우만 보면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난 남자였다. 바로, 이렇게. “차였어요?” “아뇨.” “맞는데, 뭘.” “…….” “짝사랑하던 남자한테 고백도 못 해보고 차인 얼굴.” “아니라니까요?” “그래요, 그럼. 눈물은 닦고 말해볼까.” “…….” 멋대로 나타나서 그녀를 울리고, 흔들고, 괴롭히다가 말없이 손을 뻗어 조용히 눈물을 닦아 주며 서슴없이 무례하고 오만한 남자가 속삭였다. 이리 날아,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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