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곱게 키워 준 옆집 오빠. 평생 오빠만 짝사랑하다가 용기 내어 고백했지만 돌아온 건 다정하고도 차가운 거절이었다. “이선아. 네가 아직 어려서 감정을 착각하고 있는 거야. 충동과 사랑을 혼동하고 있는 거라고.” 나는 정말 안 되는 걸까. 오빠는 평생 날 예뻐해 주겠지만 키스해 주지는 않겠지. 소중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줄지언정 함께 밤을 보내지는 않을 거야. 이선은 서러운 눈물을 삼켰다. “나 다 컸어. 나도 다 알 만큼 안다고. 어린애 취급하면서 무시하지 마.” “네가 알 만큼 안다고?”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받은 윤재의 하얀 얼굴은 놀랍도록 무표정했고, 흐트러진 이선의 몸 위로 쏘아지는 시선은 무섭도록 냉담했다. “유이선. 너 나랑 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윤재가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자 이선은 아래를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이선의 눈길이 어디에 닿은 것인지 알아차린 윤재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여 눈을 맞췄다. “네가 아직 순진해서 감이 안 잡히나 본데…. 우리 둘이 잔다는 건 내가 이걸 네게 넣는다는 뜻이야. 우리가 그런 짓거리를 하는 거라고.” “…….” “이제 좀 감이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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