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정략결혼에 세렌느 샤빌리는 가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겁도 없이 발을 들인 검은 숲에서 그녀는 ‘그것’을 보고 말았다. 겨우 살아나 제 발로 돌아온 샤빌리 저택. 마침내 정략결혼의 상대가 찾아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헤오르 루프레흐트입니다.” 분명했다. ……세렌느가 어제 숲속에 들어갔다가 본 그것이었다. * * * “힉.” “너무 차가워?” 순간 오소소 돋는 소름에 다시 온몸이 파들거리며 떨렸다. “내 부인은 추위도 많이 타고 더위도 많이 타서 큰일이야.” ‘너 때문이라고……!’ 그녀를 소중하게 끌어안은 이 생물은 놀랍게도 꿈에도 모르고 있지만, 세렌느는 추위도 더위도 그다지 많이 타지 않는 편이었다. 지금 그녀가 이렇게 덜덜 떠는 이유는 모두 이 생물 때문이고, 이 생물이 멀쩡한 허우대와는 달리 사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며, 동시에……. “괜찮아. 내가 평생 끌어안고 살면 되니까.” 그것을 마주해 버린 목격자가 바로 세렌느, 그녀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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