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다시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남자를 개입시키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다. 왕가의 아홉 번째 공주로 환생했을 때, 라리사는는 꽃길만 걸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죽는 날까지 일 안 하고 삼시 세끼 받아먹으며 평생 소설책이나 읽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바칠 남자를 만나버릴 때까지는. 그리고 그 남자, 루케니안이 마탑의 수석 마법사였다. 그래서 그녀는 마탑에 들어갔다. 하지만 위대한 남자란 멀리서 바라볼 때가 좋은 것이다. “4위계 마법사라면 실패한 마법의 뒷수습 정도는 스스로 하십시오.” 이렇게 공방의 문에 끼어 엉덩이를 내놓은 채로 대화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제가 쉽게 몸을 뺄 수 있으면 이러고 있겠어요?” “고작해야 아이덴티컬 게이트를 실패한 겁니다. 신체의 위상을 다시 고차원으로 끌어올려 30센티만 전방에 구현시키면 될 겁니다.” “안 된다니까요. 전 천재가 아니라고요. 그런데 진짜……. 절 꺼내주시지 않을 거라면 하다못해 머리 쪽으로 좀 오시면 안 될까요?” 천재와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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