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진사 댁 고명딸 금소이 아씨가 부리는 노비 동구. 그저 소이 아기씨를 잘 모시고, 그러다 몸종 입분이와 혼인하여 배곯지 않고 알콩달콩, 평범하게 살기만을 원하던 그였는데. 어쩌다 보니 소이 아기씨 대신 혼례를 올려야 할 처지에 몰린다.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어찌 소인이 애기씨를 대신해 혼례를 치른단 말입니까!” “네놈이 소이 대신 혼례를 올리고 밤을 함께 보낸다면 그쪽에서도 어쩔 수 없이 묻고 갈 것이다! 그럼 다 같이 살 수 있어!” 그런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은 실제로 일어나고, 정신을 차려 보니 동구는 여장을 하고 혼례를 마친 것도 모자라, 어두운 신방에 신랑과 단둘이 남게 되는데……! “내가 왜 부인을 해하겠습니까? 마을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혼례를 치렀습니다. 그대가 누구든 그대는 이 박윤공의 부인이 됐다는 말입니다.” “어, 어두워서 잘 모르시는 듯헌데, 이 천한 것은 사, 사, 사내입니다! 천한 신분인 것도 모자라 어찌 사내가 사대부가의 부, 부인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이미 부인은 금소이라는 이름으로 제 부인이 됐음을 사람들 앞에서 보이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여인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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