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199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감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송세주는 말야, 못 오를 나무거든.” 운헌동 라일락 집 장남 송세주에 대한 평가란 대부분 그런 것이었다.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란 여자애들 중에 그를 마음에 품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가끔 이렇게 만날래?” “…시간 없지 않아? 고3인데.” “고3도 좋아해, 돈가스.” 이웃집에 살면서도 데면데면하던 송세주가, 열일곱 내 마음에 불쑥 들어왔다. 돈가스와 고양이를 무기처럼 앞세우곤. 그렇게 속절없이 나, 고재인의 첫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후회돼, 전부. 너랑 옆집 산 것도 후회되고 같이 보낸 시간이 전부 다 아까워.” 오해와 착각은 풋내 나던 나의 마음을 산산조각 냈다. 다시는 그를 좋아하지 않겠다 다짐하며 보낸 스무 살, 그리고― “취한 것도 실수도 아니야. 우리 잤어, 제정신으로. 너는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재인아.” 스물한 살, 송세주가 다시 내 마음 안으로 파고들려 한다. 마치 때를 기다려 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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