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개로 키워진 귀공자 ‘권연우’와 그를 이용하기 위해 졸부 한량으로 위장 접근한 독립군 밀정 ‘이도혁’. 두 남자의 애착과 탐닉은 시대의 비극적 파고 속에 흩어진다. 언젠가, 그들에게 내려진 무기의 형벌이 거두어질 날을 기약한 채. “언젠가… 내가, 응, 원한을 사는 바람에.” “누구의?” “…조선 바닥에, 내게 애인의 눈길을 빼앗긴 사내가 한둘인 줄 아시오?” 눙을 치며 살며시 웃자, 기어이 연우에게서 헛웃음이 새었다. 하여간 죄가 많은 사내다. “당신은 내게 오기 위해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글쎄, 웬 허풍을….” “말했잖소. 기다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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