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강압적 관계, 폭력적인 행위 등 호불호를 탈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난 안 꼴리는 여자랑은 안 자.'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온 라은. 그녀에게 현모와 스쳤던 기억은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오래된 속박을 씻어내듯 무섭게 비가 쏟아지던 날 현모를 다시 만났는데.. 비록 몇 년 전이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무거워지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제현모가 눈앞에 있었다. 모친의 죽음이 계기가 되었을까. 라은은 감히 그럴 주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 어떤 영향을, 아니, 어떤 조그만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해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나 데리고 가 주세요.” 남자의 눈동자에 스민 어떤 감정의 조각이 라은을 즐겁게 했다. 정말 미쳐 버린 건지도 모른다. “각오해야 할 걸.” 라은은 현모의 비스듬한 미소를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누군가의 지시가 아닌 그녀 자신이 내린 결정이었다. 처음으로. "난 짐승처럼 하는 편이라서." "..네." "거칠어질 것 같은데." 남자가 거칠어질수록 좋았다. 아마 그건 제현모뿐만 아니라 임라은도 짐승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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