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장기 연애 중이신데, 연애 초반과 달라진 점은? ―달라진 점? 엄청 많죠. 셀 수 없을 정도로. E. 어떤 게 달라졌나요? ―음……. 옆집 꼬마였던 태영의 얼굴에 홀랑 넘어가 6년째 연애 중인 현웅. 그러나 요즘 관계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약속을 어기고 잠자리를 피하고 연락을 받지 않는 변화. 잦은 싸움 끝에 현웅은 깨닫는다. 마음이 달라진 건, 사랑이 작아진 건, 자신이 어떻게 한다고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변하지 않는 건 없으니까. 그걸 아는 스스로의 마음조차도 이러니까. * * * “형은 사랑을 까먹어?” “응?” “피곤해서 까먹었다며. 그게 억지로 기억해야 할 수 있는 말이야? 나는 매일, 진짜 사랑한다고 느껴서 하는 말인데, 형은 그 말을 그냥 의무적으로 해 왔어? 억지로 생각하면서? 형한테 나는 의무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야?” 나는 다소 억울함을 담아 따졌다. 나를 바라보던 형이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가 곤란한 얼굴로 말꼬리를 흐렸다.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내가 틀린 말을 하지는 않았으니까. 결국 그가 한숨을 푹 내쉬며 눈가를 찡그렸다. 이내 내 눈치를 흘긋 본다. “……미안. 실수야.” 그가 빠르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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