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과 집창촌으로 썩고 고여 버린 동네, 창성. 창성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빚을 갚으며 사는 희언과 그녀의 할머니에겐, 사채업을 하는 박 사장의 조폭 떨거지들이 매번 깽판을 치러 오기 일쑤인데. “저 아랫동네 가서 언니야들 하는 일 좀 해보자. 우리 박 사장님이 너 데려오면 잘 해주신단다.” 끝내 희언이 스무 살이 되자, 박 사장의 수족들이 그녀를 집창촌으로 납치하려 한다. 그때 웬 새카만 코트에 정장 차림의 무길이 나타나 남자들을 제압해준다. 무길은 바람이었다. 그것도 창성에 잠시 불어왔다가 떠나갈 바람. 그걸 알면서도. “문 잘 잠그라고, 애기야. 동네 험해서 개새끼 많다.” 어린 희언은 무길이 뱉는 다정한 말들에 속절없이 젖기 시작한다. “누가 너한테 이런 거 하랬어. 커피 타라고 데려온 줄 알아?” “이 쪼그만한 게, 진짜 손 많이 가네. 이 썩은 동네에서 돈 번다고 이상한 데로 빠질까 봐 사무실에 데려다 놨더니, 여기가 더 위험하네.” “혼자 있다고 보일러 꺼놓지 말고, 펑펑 틀어.” 이렇게 무길이 저를 귀하게 대하고 신경써줄수록. 그의 다정에 한없이 젖어버린 희언은 끝내 그에게 빠지고 만다. 그러나 희언의 마음을 알게 된 사내는 전과는 다르게 한없이 차가워지고 마는데…. “적당히 포기해. 난 애랑 연애 같은 거 못하니까.” 무길은 어미를 죽인 창성, 그 썩은 터전을 증오했다. 다시 돌아와도 썩어있던 그 동네에서 조폭이 된 저와는 다르게 싹싹하게 사는 희언을 발견한다. 눈이 가고 손이 가고 신경 쓰이는 아이, 에 불과했는데. “…제가 어려서 문제에요?” “그럼, 저한테도…. 하면 되잖아요, 나쁜 짓.” 무길은 수도 없는 거절과 분노에도 꿋꿋하게 저만 보는 희언의 눈동자에 이성이 짓이겨진다. 안아달라고 조르는 그 어린 품을 끝내 개새끼에게 빠진 벌을 주듯, 안아버린다. “너 좋아한 새끼들 서럽겠다. 구멍맛이 이렇게 죽이는데, 네가 이런 씨발새끼한테 벌리고 있는 거 알면.” “흐윽, 아니, 아아, 읏, 응!” “뭐가 아니야. 순결은, 하아, 괜찮은 새끼한테 줬어야지. 나같이 새파랗게 어린 너 따먹는 조폭새끼 말고, 응?” 희언은 사내에게 엉망으로 깔려 아래가 헤집어지고도 눈가가 울긋불긋하게 달아오른 낯으로 고백을 했다. “후으, 좋아해요….” 그럼에도 살갗이 비벼졌으니 그가 저를 조금이라도 여자로 봐줬다는 것만을 신경 쓰는 것처럼. 어리고, 어리석게도. 감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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