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버지 잡으러 왔어. 내 손으로 직접 갈가리 찢어 죽이려고.” 파란 눈의 한무열이 저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말했다. 새봄은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저를 세 번이나 위험에서 구해 준 키다리 아저씨였으니까. “절 감시한다면서 왜 자꾸 도와줘요?” “난 누가 내 물건에 손대는 거 질색이야.” 도망간 아버지를 죽이러 온 남자가. 보호자를 자처하며 다가와 새봄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난 한 번 꽂히면 끝을 보는 편인데. 어때, 생각 있어?” “…….” “대답해야지. 그래야 내가 계속할지 말지를 정하지.” 새봄은 처음으로 남자를 마음에 품었다. 그것도 절대 사랑해선 안 될 남자를. “……할래요. 아저씨가 원하는 그거.” “그래, 어디 한번 견뎌 봐.” 시작은 분명 장난 섞인 심술이었다. 겁도 없이 달려드는 꼬맹이가 맹랑하고 발칙해서. 하지만 무열은 결국 그녀를 품에 안을 수밖에 없었다. ……쪼그만 게 더럽게 예뻐서. 정말이지, 아주 더럽게 얽힌 엿같은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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