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의 봄. 고아원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한 하진은 전학 간 학교에서 도혁을 만난다. 예쁜 외모와는 다르게 도혁의 첫인상은 까칠 그 자체였다. “너 누구야.” “…나 네 짝인데?” 불규칙적으로 오는 발현열 때문에 도혁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양호실로 갔고 하진은 짝인 이유로 그를 찾으러 갔다. 열이 나는 듯한 그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그가 제 손에 얼굴을 비빈다. “그대로 있어. 시원해.” 그러며 제 손에 놓아주지 않는다. 그때부터였다. 다른 형질인들에게는 여전히 까칠하게 굴면서 유독 도혁은 하진을 편안해했다. 그러나 그건 하진도 마찬가지였다. 커다란 숲이 저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 같은 아늑함을 느꼈다. 그리고 도혁은 극우성알파로 발현하고 그의 페로몬 향이 자신의 체취와 닮았다는 걸 하진은 알게 되었다. 그랬기에 서로 좋아한다 생각했었다. 알파는 오메가 없이 살 수 없다. 알파는, 특히 극우성 알파는 오메가가 없으면…. 죽을 수 있다. 그에게 고백하기로 마음먹은 졸업식날 도혁이 오메가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 하진은 환상 속에서 벗어났다. 그래서 하진은 이제 그 숲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게 그의 옆에 영원히 남는 방법인 걸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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