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에리카 릭케. 앞으로 희대의 악녀로 대성할 인재. 원작 남주를 사랑하고, 여주를 괴롭히는 전형적인 악역. 사이코 흑마법사! ……물론 그건 소설 속의 설정이고.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데.’ 마법사의 금기인 흑마법을 쓴 아빠는 탑에 감금되어 있고. 가문에서는 죄인의 딸이라며 경멸하고! 와중에 나는 아빠를 닮아 마법 천재라니. 싫어! 그냥 도망칠래! * “전 힘숨찐으로 살고 싶어서요.” “힘숨…… 뭐?” “그런 게 있어요. 재능은 있는데 그걸 숨기고 싶어요.”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 상황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아빠가 미안해. 우리 딸 많이 화났지…….” “혹시…… 아빠한테 실망했어?” 아니, 최악의 흑마법사라면서요? 세계관 최악의 흑막이라는 아빠는 너무 순해 보이고. “패 버려라.” “뒷일은 할애비가 해결해 주마.” 나에게 관심도 없는 줄 알았던 할아버지는 생각 이상으로 나를 아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앉을 거래, 우리.” “가, 같이?” “부탁했어. 너랑 앉고 싶다고.” “아니, 왜?” “너랑 앉고 싶으니까.” 원작 에리카를 단두대에 올린 요주의 황자랑은 멀어지려 할수록 왜 자꾸 엮이는 건데요?! 처음엔 그저 조용히 지내려고 했을 뿐인데, 이 사람들…… 볼수록 신경 쓰인다. 이렇게 된 이상, 힘…… 써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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