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여름마다 찾아오는 지랄견 한 마리가 있다. “겨울아 인사해. 이 친구는 박해수. 아빠가 가르치는 제자야.” 수영 코치인 아빠가 열정으로 키운 금메달리스트이자, 우리 집안의 돈줄,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절 못살게 굴었던 박해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 녀석이 어느 날 모종의 사건을 겪고, 처참한 상태로 운성시로 내려온다. 홀로 칩거까지 불사하는 박해수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게 저의 몫. “안녕. 아픈 전학생 있다고 해서 수발들러 왔어.” “존나 내 팬티까지 빨 기세네?” “못 빨게 뭐 있어. 팬티랑 양말까지 예쁘게 빨고, 다려 줄 테니까. 빨리 나아서 나랑 학교 가자!” 세상 다 등진 것처럼 굴며 저를 내치는 놈에게 부아가 치밀지만, 먹고 살기 위해 눈 딱 감고 잘해 주기로 한다. “한겨울 넌 씨발 요플레를 왜 그따위로 먹어!” 그래서 가끔은 그가 하는 맥락 없는 지랄을 버텼고, “오늘부터 1일 해. 내가 너 못 건들게 한다고.” 저를 위해 가짜 남친을 자처해 주겠다는 호의도 견뎠는데, “쓸데없는 죄책감 그만 갖고 나 좀 반겨 주라. 우리 이제 그래도 되잖아.” 어느 날부터 저를 파도처럼 흔드는 박해수의 순정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휩쓸린다. “무슨 속옷이 이따위로 안 벗겨져! 혹시 일회용이야? 찢으면 돼?” “아 찢지 말라고!” 급기야 앞에 있는 천을 두 동강 내려는 손짓에 놀라 겨울이 황급히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손을 얽어 같이 뒤로 보냈다. 두 손가락을 호크에 걸친 뒤 벗겨 내는 방법을 천천히 설명했다. “이거, 이렇게 하면 돼.” “어, 다시 머저리 짓 안 하게 뇌에 새길게.” 투둑, 브래지어가 발끝에 떨어지자 중력을 받은 가슴이 낭창하게 떨어졌다. 밥공기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이 박해수의 시선에 들어차자, 그는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겨울에게 달려들었다. “색깔이, 씨발.” 흰 살결에 반해 유독 붉은 젖꽃판을 보며 해수는 감탄을 끊이질 않았다. 예뻐 죽겠다느니, 동백꽃 짓이겨서 물들여 놓은 거 아니냐느니 하다가. “젖꼭지에서 향기 나. 아무리 봐도 너 사람 아니야. 사람이 존나 어떻게 이래. 꽃처럼 심어서 방에 키우고 싶다. 너 이렇게 야해 빠진 거 나만 알고, 나만 만지게.” 기어이 눈이 돌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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