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가 죽는 날까지 차가웠다.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버려진 황녀였고, 당신은 원하지 않았던 결혼이었으니. 그리고 우습게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 마음은 절대 비밀로 했지만 말이다. 죽음은 한순간에 다가왔다. 지난했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디아나, 안 돼!” 그런데 참 이상하다. ……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가 죽는 날, 나를 애절하게 불러 주었고, 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나 대신 그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아가씨!” 눈을 떴을 때, 나는 낯선 영애의 몸에 빙의되어 있었다. 그것도 클로드와의 결혼을 꿈꾸는, 가난한 하급 귀족 영애의 몸으로. 내가 죽은 이후 3년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런데……. “하룻밤 정도는 어울려 줄 수 있습니다. 혹 이런 걸 원하십니까?” 클로드를 마주쳤다. 완전히 변한 그는, 매일을 술에 취해 엉망으로 살고 있었다. 몸이 바뀌었다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의 미움을 받는 일은 이젠 익숙했다. 그래서, 이 몸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또다시 날 잃어버린 그가 미쳐 버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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