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진 하얀 피부의 남자 존은 황급히 손을 올려 눈가를 훔쳤다. 하지만 이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 베개를 흠뻑 적신 뒤였다. 그는 어두운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꿈을 되짚어 보았다. ‘내 쉴 곳이 네 곁이고 내 삶의 터전이 네 옆이야. 우린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함께여야 해. 너와 함께했던 이 생이 마지막이 아니라 그다음, 그리고 그다음. 네가 알파가 되고 베타가 된다면. 내가 오메가가 되고 베타가 되어 나타날게. 다만 그때에는 네가 날 불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나에게 ‘사랑해’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듣고 싶어, 내 이름을 불러 줬으면 좋겠어, 네 노래도 들어 보고 싶어…….’ 상대에게서는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지만, 전해지는 그 눈빛이 너무나 슬펐고 가슴이 아팠다. 지겹도록 꾸었던 꿈이었건만 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존은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대어 어둠뿐인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이 끊이질 않는 도시가 잠시 잠든 새벽 시간. 시선을 살짝 비틀어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 해가 뜨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잠들어 있던 사소한 기억들이 하나둘씩 깨어나 존을 뒤흔들었다. 미카, 미카. 사랑하는 내 아내, 미카. 어떻게 그 이름을 잊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하루에도 수십 번 그 이름을 사랑스럽게 불렀던 자신인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천천히 창문 앞으로 다가가 찢어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흐느껴 울었다. 흘러내린 눈물이 애처롭게 바닥을 적셔 갔다. 이미 꿈에서 깨어났건만 꿈속의 마지막 장면이 그의 심장을 부여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 * * 한 블록 너머에 있던 남자의 칠흑같이 검은 눈과 우연히 시선이 마주친 그때였다. 평온했던 미카의 심장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신호가 바뀌어 지나가는 차들 사이로 미카는 뭐에 홀린 듯이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의 그는 어째서 이토록 애달픈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요동치는 가슴에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말없이 서로의 눈만 바라보던 사이 지나가던 이와 어깨가 부딪친 미카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 * * “존, 실례지만 절 아세요?” 역시나 예상했던 말이었다. 애써 씁쓸함을 삼킨 존은 늘 그랬던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 “전 몰라요.” 미카는 존을 모른다.
작품 정보
〈모든 순간을 너에게〉는 배운변태박군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네이버시리즈·봄툰·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피플앤스토리다.
연재 시작은 봄툰 2023년 7월 7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봄툰 63화다.
완결일은 봄툰 2023년 7월 7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3 늘어 누적 2,01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