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겨울의 끝자락,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창문 하나 없는 낯선 방, 그리고 맑음 표시가 가득한 놈의 희한한 달력이었다. 숨 막히는 정적, 익숙해져 버린 절망. 그 방에서 되풀이되던 건, 그저 도망칠 길 없는 체념뿐이었다. 격한 정사 후 생리적으로 흘러내린 눈물이 뺨을 타고 떨어지자, 녀석은 그 눈물을 핥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걱정 마. 망가져도 고쳐줄 테니까.” 씨발 새끼. 벌써 2주째인데, 이 미친놈은 섹스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 내 구멍을 수차례 찢었으니까. “…이 씨발 새끼가!” 수화기 너머에서 낮고도 선명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로 와. 기다릴게. 그 말에 부도훈의 손이 다시 꽉 움켜쥐어졌다. “…너 이 씨발, 거기서 딱 기다려.” 숨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 부도훈은 이를 악문 채,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뼈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마치 전화기를 그대로 으깨버릴 것처럼. 그리고 그는 짓누르듯 말을 뱉어냈다. “오늘 네가 진짜 죽은 새끼가 되는지 보자.”
작품 정보
〈맑은 하늘에 울부짖다〉는 설임미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윤송블린이다.
평점은 리디 4.0점(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