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의 인물, 사건, 지명 등 모든 배경 및 소재는 허구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죽은 여동생이 읽던 소설 속 ‘살수’에 빙의한 사하현. 원작이 힐링 성장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그는 우연히 죽을 위기에 처했던 한 소년을 구해 준다. 그리고 10년 뒤- 공주를 대신해 여장을 한 채 적국에 포로로 끌려가게 된 하현은 그곳에서 황제가 되어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10년 전의 그 소년, 위무원과 재회하게 되는데…. * * * “눈을 뜨거라, 재인. 짐을 똑바로 보아야지.” 도망칠 곳은 없었다. 하현은 떨리는 속눈썹을 들어 올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정면으로 마주한 황제의 얼굴을 본 순간, 그는 숨을 멈췄다. 옥을 깎아 만든 듯 완벽한 이목구비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의 패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피도 눈물도 없다는 위무원이 이토록 절색일 줄이야. 하지만 찰나의 감탄은 곧 더 큰 경악으로 덧씌워졌다. 눈앞의 사내는, 바로 하현이 원작을 망쳐 가면서까지 기어이 살려 냈던 그 꼬마였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소년의 유약함은 온데간데없고, 맹수 같은 사내의 위압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지만, 분명했다. 그는 그때의 그 아이였다. 이건, 상상도 못 해 본 전개인데? “들어 보니 첫째 공주의 배꼽 아래에는 손톱만 한 붉은 반점이 있다지. 짐이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 위무원의 시선이 하현의 허리춤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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