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고등학교 시절, 윤서아에게 강태하는 재앙이었다. 잘생긴 얼굴로 웃으며 사람을 약 올리고, 나른한 목소리로 심장을 뒤흔들고, 끝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지던 남자. “또 너냐, 후배.” 다시는 엮일 일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11년 후. 시안그룹 부사장이 된 강태하가, 하린푸드 신사업 본부장 윤서아의 정략결혼 상대로 나타났다. “오랜만이다, 후배.” “아직도 사람 약 올리는 얼굴 그대로시네요.” 이 결혼은 시안그룹과 하린푸드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거래. 서아는 사생활 터치 금지, 침실 분리, 철저한 계약 관계를 조건으로 내건다. 하지만 태하는 웃으며 말한다. “좋아. 대신 계약서에 이것도 넣어.” “뭘요?” “절대 나한테 반하지 않는다.” 웃고 있는데 위험한 남자. 장난처럼 다가와 숨통을 조이는 남자. “내가 널 꽤 끈질기게 흔들 예정이거든.” 윤서아는 확신했다. 아, 망했다. * “계약 결혼은 유지하되, 감정은 절대 섞지 마시죠.” “감정이 계약서 보고 피해 가면.” 태하가 손을 뻗었다. 그의 커다란 손바닥이 서아의 턱을 부드럽고도 단단하게 감싸 쥐었다. “참 편하겠네.” 서아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의 거친 지문이 턱끝을 쓸어내리는 관능적인 촉감에 숨이 턱 막혔다. “이거 놓으세요.” “싫은데.” 태하가 서아의 턱을 쥔 채, 제 쪽으로 시선을 옭아매며 나른하게 속삭였다. “네가 아무리 계약서 들이밀고 방어해 봤자, 넌 이미 선 넘었어, 윤서아.” “강태하 부사장님!” “어제 네 입으로 내 얼굴 보고 잘생겼다고, 나쁘다고 칭얼거리면서 감정 다 토해내 놓고. 이제 와서 주워 담겠다고?” 태하의 짙은 눈동자가 서아의 파들거리는 입술을 노골적으로 핥았다. “그건 반칙이지.” 그의 압도적인 기세와 틈을 주지 않고 밀어붙이는 뻔뻔함에 서아의 뇌 회로가 엉키기 시작했다. “선배.” 결국 한계에 다다른 서아가, 자신도 모르게 11년 전의 그 금지된 호칭을 툭 뱉어내고 말았다. “응.” 태하가 기다렸다는 듯, 숨 막힐 듯이 다정한 목소리로 즉각 대답했다. 그의 입꼬리가 사악하게 비틀렸다. 서아는 눈을 꾹 감았다 뜨며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제발……, 장난치지 마요. 사람 마음 흔들어놓고 뒤에서 비웃으려는 거 다 아니까.” 과거의 상처가 만들어낸 지독한 불신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태하의 얼굴에서 시종일관 짙게 걸려 있던 능글맞은 미소가 거짓말처럼 싹 증발했다. 그의 까만 동공이 일순간 팽창하더니, 장난기라고는 섞이지 않은 무겁고 서늘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턱을 쥐고 있던 손에 강한 악력이 들어갔다. “장난.” 침묵을 가르고 나온 태하의 음성은 평소보다 한 옥타브 낮고 탁했다. 그가 서아의 얼굴 코앞까지 바짝 다가왔다. 시더우드 향이 그녀의 폐부를 빈틈없이 짓눌렀다. “장난 아니면?” 쿵, 쿵, 쿵. 심장이 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올 것 같은 굉음을 냈다. “내가 지금 너 흔들겠다고.”
작품 정보
〈선배와 정략결혼〉은 제타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원스토리·미스터블루·네이버시리즈·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조은세상이다.
최근 7일(10/21~10/27) 순위는 리디 로맨스 e북 최고 68위다.같은 기간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89 늘어 누적 1,237이었다.
평점은 리디 4.0점(1명), 원스토리 4.0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