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너는 누구 안 사겨?” 나는 느닷없는 질문에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너랑 같아? 나는 고백 받아본 적도 없고.” “고백받으면?” “…어?” 윤서휘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두 눈을 맞췄다. “고백받으면 사귈 거야?” 이게 대체 무슨 질문이지? 애초에 살면서 고백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고백받으면 다 사겨 줘, 넌?” 훅, 딸기 맛 비누 향이 코끝을 스쳤다. 귓가를 울리는 심장 소리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무슨 소릴 하는지도 모른 채 아무 말이나 뱉었다. “조, 좋으면 사귀고.” “좋으면?” 그러자 윤서휘가 되물었다. “넌 누가 좋은데?” 이상형 같은 걸 묻는 건가? 대답을 기다리는 듯 빤히 파고드는 눈길이 어쩐지 낯설었다. 나는 윤서휘를 흘끗 쳐다보았다. “작고.” 너랑 다르고. “못생긴 애.” 너랑 다른 애. 그냥 너랑 다른 애. 나는 너랑 다른 애를 좋아해야 해. 그런 속마음을 숨기고 에둘러 표현하려니 어쩐지 말이 좀 이상해졌다. 윤서휘가 눈썹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작고, 못생긴 애?” 무를 수도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윤서휘가 입을 벌린 채 한참 쳐다보더니 한마디 했다. “너도 참 취향 독특하다.” 그런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이미 내 세상은 항상 널 중심으로 돌고 있는걸. 네가 아닌 다른 것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들여다본 적도 없으니 알 길이 없었다. 얼마 전 내 세상이 무너졌다. “작고, 못생긴 애.” 그 대답은 심히 곤란했다. “작고, 못생긴 애?” 문제는, 정도빈이 말한 두 조건 모두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첫째, 얼마 전에 마지막으로 쟀던 키가 187이었다. 눈으로 대충 가늠했을 때 182 즈음인 정도빈보다 무려 5센티나 더 컸다. 둘째, 나는 여전히 예뻤다. 어릴 적, 작고 예쁜 나비가 좋다는 말 한마디에 늘 미모를 갈고 닦아온 만큼 얼굴은 날이 갈수록 빛을 발했다. 그런데 이제 와 갑자기 못생긴 애가 좋다고? 뭐야, 이 정도면 대놓고 나는 아니라고 말하는 꼴 아냐? “너도 참 취향 독특하다.”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하하, 웃으며 쓰잘 데기 없는 대화로 화제를 넘겼다. 여기서 더 얘기했다간 가슴이 너무 후벼 파여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작품 정보
〈소꿉친구 연애 판정〉은 슈가코팅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이젤 BL이다.
평점은 리디 4.4점(1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