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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챗

환생한 나는 모든 삶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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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의 마지막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늘은 검게 물들었고, 무너진 성벽 사이로 붉은 불꽃이 번지고 있었다. 수천 명의 병사들이 죽어 있었다. 하지만 이안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눈앞에는 단 한 사람만 있었다. 엘리아. 그녀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이안의 검 역시 그녀의 가슴을 꿰뚫고 있었다. "또... 이렇게 됐네." 엘리아가 힘겹게 웃었다. 이안은 떨리는 손으로 검을 놓았다. 검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철컥. "아니야." 이안이 엘리아를 붙잡았다. "이번에는 아니야." "이번에는... 우리가..."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엘리아의 몸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안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이었다. 머릿속에서 수많은 장면이 폭발했다. 첫 번째 삶 끝없이 펼쳐진 농장. 한 농부가 어린 공주를 발견했다.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 내려온 공주. 그녀는 이안에게 말했다. "나랑 친구가 되어줄래?" 그게 시작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났다. 공주는 왕궁으로 돌아갔고, 농부였던 이안은 전쟁터에서 죽었다. 두 번째 삶 이번에는 기사였다. 엘리아는 성녀였다. 이안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검을 들었다. 둘은 수많은 전투를 함께했다. 그리고 마지막 전투에서— 성녀를 살리기 위해 기사가 죽었다. 세 번째 삶 대마법사. 금기를 깨뜨린 이단자. 서로 적으로 태어났지만 결국 사랑하게 된 두 사람. 그리고 이안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엘리아의 기억을 스스로 지웠다. 네 번째 삶 황제와 노예. 가장 멀리 떨어진 신분으로 태어났던 두 사람. 그러나 황제 이안은 엘리아에게 자유를 주었다. 그 대가로 제국을 잃었다. 다섯 번째 삶 암살자와 왕녀. 이안은 왕녀를 죽이기 위해 궁전에 잠입했다. 하지만 죽이지 못했다. 대신 왕녀를 데리고 도망쳤다. 둘은 평범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암살자들이 그들을 찾아왔다. 여섯 번째 삶 성기사와 마왕. 이번에는 완전히 적이었다. 이안은 인간의 성기사. 엘리아는 마족의 왕. 두 사람은 서로의 군대를 이끌고 싸웠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둘은 서로에게 칼을 겨누면서도 웃었다. "다음 생에는..." 그 말은 끝나지 않았다. 일곱 번째 삶 용사와 평범한 소녀. 처음으로 아무런 운명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안은 용사였고, 엘리아는 작은 마을의 소녀였다. 하지만 마왕을 쓰러뜨린 순간, 용사는 죽어야 했다. 엘리아는 그를 붙잡고 울었다. 여덟 번째 삶 마왕과 인간 여왕. 이번에는 두 사람이 세계의 지배자가 되었다. 인간과 마족을 통합하려 했다. 그러나 크로노스가 개입했다. 시간이 뒤틀렸다. 동맹은 무너졌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심했다. 아홉 번째 삶 그리고 지금. 이안과 엘리아는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서로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았다. 서로의 과거를 믿지 못했다. 서로가 서로를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서로를 죽였다. 이안은 현재로 돌아왔다. 엘리아가 그의 품 안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이안." "응." "이번에도..." 엘리아가 눈물을 흘렸다. "늦었네."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다음에는..." 엘리아가 힘겹게 웃었다. "다음에는 서로 미워하지 말자." 그리고 손이 떨어졌다. 이안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시계가 나타났다. 수천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리며 움직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한 존재가 나타났다. 크로노스. 시간을 지배하는 자. 수많은 삶의 시작과 끝을 지켜본 존재. 그가 이안을 내려다보았다. "아홉 번째 삶도 실패했다." 이안은 이를 악물었다. "네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크로노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거대한 시계의 바늘을 돌렸다. 딸깍. 딸깍. 딸깍. 시간이 거꾸로 흐르기 시작했다. 죽은 자들이 일어났다. 부서진 성벽이 복구됐다. 불길이 사라졌다. 피가 몸 안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안의 몸 역시 사라지기 시작했다. "잠깐." 이안이 외쳤다. "엘리아!" 그러나 그녀의 모습은 이미 빛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안은 마지막 힘으로 손을 뻗었다.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널 찾을게." 그리고 다시 태어났다. 울음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방. 한 여자가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건강한 아들이에요." 남자가 웃으며 아이를 바라봤다. "이름은?" 여자가 아이를 바라봤다. 잠시 고민한 뒤 말했다. "이안." 12년 후. 작은 마을. 한 소년이 숲속에서 눈을 떴다. 푸른 수정 하나가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이안이 손을 뻗었다. 손끝이 수정에 닿는 순간— 쾅! 수천 년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농부. 기사. 대마법사. 황제. 암살자. 성기사. 용사. 마왕. 그리고 아홉 번째 삶. 엘리아의 마지막 얼굴. 이안은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마 후. 이안은 천천히 일어났다. 아직 어린 소년의 몸. 그러나 눈에는 아홉 번의 삶을 살아온 사람의 기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열 번째..." 그리고 처음으로 웃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디에서 전쟁이 일어나는지. 누가 배신하는지. 누가 죽는지. 크로노스가 어디에서 움직이는지. 그리고 엘리아가 어디에 있는지도. 이안은 숲을 빠져나왔다. "이번에는 내가 모두를 구한다." 그 말은 약속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안의 열 번째 삶을 파괴하기 시작할 가장 위험한 오만이었다.

작품 정보

〈환생한 나는 모든 삶을 기억한다〉는 우아한캥거루7868 제작자의 캐릭터채팅이다.

젠잇에서 즐길 수 있다.

서비스 시작은 젠잇 2026년 8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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