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눈에 띄어서 한 놈씩만 잡아.” 태어날 때부터 시현은 불행했다. 엄마와 함께 이 집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좋은 곳에 팔려 가듯 결혼하는 것이었다. “왜, 겁나요? 진짜로 내가 당신 옆에서 죽을까 봐?” “그 소문이 사실이라서 황시현 씨 옆에서 죽으면 더 재밌을 것 같긴 하겠군요.” 시현을 따라다니는 악의적인 소문을 장난처럼 받아들이며 결혼을 제의하는, 채정환. “이런 걸 짬 처리라고 하죠.” “당신도 나도 나쁜 운 몰빵인데, 다른 엄한 사람 피해 주지 말고 우리 둘이서 서로 짊어지자고.” 정환에게 이 결혼은 그저 제 불행의 연장선이자 알 수 없는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잠자리는 어떻게 하시나 해서요.” “어떻게 하고 싶은데?” “그거야……, 원하시는 대로…….” 그런데 자꾸만 선을 넘어오는 이 여자가 거슬린다. “그럼, 같이 잘까?” “준비할게요.” “내 이부자리, 아니면 나랑 할 준비?” “둘 다요.” “너무 쉽네.” “아내가 어려운 걸 바라세요?” “그럴 리가.” ‘짬 처리’로 맺어진 약속은 사랑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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