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게 뭔데. 말해 봐. 네 조건.’ ‘내 고통을 끝내 줄 수 있는 사람.’ ‘뭐?’ ‘내 고통을 끝내 줄 수 있다면 날 가져도 좋아요.’ 제 입으로 말했음에도 그가 고작 그것 때문에 이런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대체 왜… 왜…. 그가 상체를 숙이자 세라는 몸을 뒤로 눕히며 그의 시선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손아귀에 턱이 붙들리고 말았다. “가지라고 한 건 너야. 가져도 좋다고 한 것도 너고. 그러니까 입조심했어야지.” “원하는 게 뭐예요….” 떨리는 음성, 흔들리는 눈빛, 금방이라도 다시 터질 것 같은 눈물샘. 그 모든 게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를 자극했다. “가져야겠어, 널.” “….” “지금부터 넌 내 소유야.” 이로써 그와의 관계는 확실해졌다. 갑과 을. 하지만 그때까지도 세라는 알지 못했다. 이 지독하게 잔인한 짐승이 그동안 저를 두고 얼마나 참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굶주렸는지도. 강태형, 그는 제 구역에 들어온 먹잇감을 뼈까지 씹어 먹는 하이에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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