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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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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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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기호 왔네. 누나랑 형은 학교에서 아직 안 왔어. 기호야, 점심은 엄마랑 먹으렴. 여기 도시락을 쌌어. 요렇게 보자기를 들고 가면 돼. 할머니. 엄마는 어디 있는데요. 엄마는 저 산 너머 논에 벼를 베러 갔어. 지금 점심때라 배가 많이 고플 거야. 기호야, 네 도시락도 함께 쌌어. 엄마랑 같이 먹으렴. 할머니, 알았어. 갔다 올게. 오늘은 햇살이 좋아. 엄마에게 가는 길을 생각해봐야지. 신작로로 나가서 큰 길을 따라 쭉 올라 가다가 오른쪽 업이 형네 밭둑길로 가다가 춘희 누나 밭으로 가는 개울을 하나 건너고 영호네 큰 아버지 밭을 지나 소 먹이던 산길을 올라가면 엄마를 만나겠지. 개울을 건너다 첨벙하면 신발 다 젖겠는 걸. 밤나무 밑을 지나갈 때는 조심해야지. 뱀이 나올지도 모르겠는 걸. 영호네 큰 아버지 밭둑에는 가시덤불이 많아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잘못 찾을 수도 있겠는 걸. 도시락이 좀 무거운데 할머니가 맛있는 걸 많이 싸셨나. 나랑 잘 놀아 주는 업이 형은 내보다 4살 많은 4학년이야. 업이 형네 밭둑을 걷는 건 항상 좋아. 다 밥 먹으로 갔나. 고추밭에 아무도 없네. 이 밭둑길은 항상 풀이 매끈히 베어져 있어. 눈감고도 걸을 수 있는 길인 걸. 상호 형네 밭을 지나가야겠는 걸. 이 밭을 지나는 건 좀 불편해 길이 없는 밭을 지나가야하니까. 고구마 고랑을 밟고 조심해서 가야겠는 걸. 이 논은 벼가 벌써 노랗게 익었네. 알들이 노랗고 볼록볼록하게 잘 익었네. 이 논길을 걸을 때마다 나는 기분이 좋아. 이 논 주인은 참 좋은 분 같아. 내가 논두렁을 잘 지나가도록 논두렁에 흙을 많이 올려놓았어. 아이참! 개울에 물이 많네. 도시락만 없으면 신나게 뛸 수 있는데. 어떻게 건너지. 한 발만 젖게 할까. 오른 발은 물에 살짝 올리고 왼발은 사뿐히 뛰어야지. 아이 참네, 두 발 다 젖었네. 엄마 배고프시겠다. 빨리 가야지. 어, 여기 돼지 풀이 많았는데 없네. 다행이다. 돼지 풀을 영호네 큰 아버지가 깨끗이 베어갔네. 영호네 밭으로 올라가는 길에 풀이 없어 좋아. 영호네 큰 아버지는 늘 부지런하셔. 영호네 큰 아버지가 키우는 소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잘생겼다고 하던데. 아이 가팔라. 영호네 밭은 왜 이렇게 높은 데 있지. 꼭꼭 눌러쓴 내 글씨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걸어야 있네. 저기 밭 끝 상호 형네 산자락에 딸기가 많이 열렸을 건데. 딸기 맛있는데. 엄마한테 빨리 가야지 엄마 배고프시겠다. 어, 동네가 안 보이네 우리 집도 안 보이네. 종세네 집도, 영호네 집도 안 보이네. 너무 조용한데 젖은 고무신 말리기 좋은 햇살이네 아, 시원해, 바람이 부네. 찌찌, 벌레 소리겠지, 도깨비 소린가. 저기 삐삐가 많네. 풀들이 바람 따라 춤추네. 찰박찰박 바닥에 빗물이 아직도 안 말랐네. 여기 산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길인데. 가시덤불도 없고, 망개나무도 없고, 키 큰 나무도 없고, 고무신에 물이 들어오는 곳도 없고, 건너뛰다가 이마에 된장 바르게 하는 곳도 없고, 조심해야 하는 비탈도 없고, 이 길은 내 친구 영호와 종세처럼 재밌어. 이 길의 햇살은 항상 노란색이네. 이 길의 하늘은 항상 파란색이네. 이 길의 구름은 항상 하얀색이네. 이 길의 소나무 항상 연녹색이네. 이 길의 망개는 항상 붉은색이네. 이 길의 꽃들은 항상 무지개이네. 바람이 분다. 빨리 가야겠다. 엄마 배고프시겠다. 아이 뭐야! 할머니집도 안 보이고. 동장 아저씨네 집도 안보이네. 동구 밖 억이네 집도 이젠 안 보이네. 동네 큰 길도 안 보이네. 강호 형네 사과나무 과수원도 안 보이는데. 아이, 무서워! 노래를 불러야지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엄마야! 푸르륵 꿩꿩꿩...... 놀라라 꿩이잖아. 호랑이 무늬를 가진 호랑이꽃이 나를 보고 웃네. 아무 일 아니니 놀라지 말라고 하네. 호랑이꽃은 언제나 저 자리에 피었지. 작년에도 저 자리에 핀 기억이 나네. 먼 남쪽나라에서 온 호랑이꽃은 아무리 친구가 많아도 외로워 보여. 아이, 심심해! 또 노래 불러야지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깜짝이야! 사사삭 깡충깡충...... 놀라라 토끼잖아. 어, 저기 도라지꽃이 피었네. 저게 무슨 색이지. 어, 저기도 도라지꽃이 피었네. 저건 하얀색이네. 저건 보라색이네. 바위다. 저 바위는 맨날 길을 지키고 있네. 바위 안녕! 이것만 지나면 엄마가 계시는 논이 보이겠는 걸. 도랑이 또 있네. 징검다리를 짚고 건너면 되는 도랑이네. 아샤, 아샤 난 도랑을 건너는 손오공. 복숭아나무네. 엄마한테 다 왔네. 복숭아가 빨갛게 익었네. 저번에 형들이랑 먹어봤는데 맛이 없었어. 저 돌담을 넘고, 논두렁 두 개를 건너가면 엄마가 있어. 빨리 엄마한테 가야지 엄마 배고프시겠다. 엄마다! 엄마 나 왔어, 엄마 줄려고 도시락 가지고 왔어. 할머니가 엄마 배고프다고 도시락 가져다주라고 했어. 여기 할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이야. 엄마! 밥 먹고 벼 베는 것 도와줄게. 엄마, 걱정마. 국 구욱 국 국... 어, 산비둘기 소리다. 산비둘기 소리네.........

작품 정보

〈엄마에게 가는 길〉은 우록 작가의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4년 9월 20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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