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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완결

그녀가 남기고 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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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그녀가 남기고 간 선물 비가 참 무심하게도 내린다. 하지만 나는 이 비가 그치지 않기만을 바란다. 그녀가 나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한달 정도 전의 일이다. 나는 대학교 방학을 맞아 영어 학원을 다니는 중이였다. 그날도 어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비가 참 서글프게 내린다는 것이었다. 수업은 밤 9시를 조금 넘어서 끝났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혼자서 터벅터벅 학원 건물 밖을 나왔다. 그때, 너무도 쓸쓸하게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그녀를 보았다. 촉촉하게 젖은 머릿결, 그리고 너무도 창백해 보이는 얼굴. 그리고 슬퍼 보이는 눈……. 하지만 그래도 고아 보이는 그녀는 새하얀 살 때문인지, 그녀의 주위는 하얀 빛으로 감싸져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 빛은 굉장히 차가워 보였고, 비의 마녀에 의한, 쇠사슬로 꽁꽁 감겨있는 것 같은 위화감마저 들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나의 눈을 빼앗겼고, 따사로이 감싸주고 싶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내 몸은 그녀에게 다가가 있었고, 내 머리위에 있던 작은 우산은, 그녀의 머리위에 있었다. 무심코 내뱉은 나의 한마디, “비…….좋아 하시나 봐요?”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계속 걷기만할 뿐이었다. 나는 그러면 감기 걸린다고 우산이라도 쓰고 가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억지로 우산을 쥐어줬다. 그녀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것이 비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때 나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돈다. “이 우산을 주면…….아저씨는요?” 힘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한마디, ‘아저씨’라니, 내가 그렇게 늙어 보였나?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여전히 내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 그때 그 말을 하고서는 바로 그녀는 내 품에 쓰러져 잠들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빗물이 꼭 눈물처럼 보였다고 말이다. 그날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그녀가 내 곁에 있던, 한달이라는 시간은 나에겐, 정말 한여름 밤의 꿈같은 달콤하고도, 허망한 것이었다. 그리고 때로는 쓸쓸하기까지 했다. 그녀를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감싸주고 싶고, 사랑하고 싶었지만, 때로는 슬퍼지기도 했다. 그녀는 내게 있어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나의 시간을 잠시 멈춰 주게 해주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존재였다. 그녀를 만난 이후로, 그때도, 지금도, 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비의 마녀에게 홀린 듯…….나의 시계추를 그녀가 가지고 가버려서 그런 걸까? 비가 서글프게 오는 날이면, 계속 한쪽 눈이 멀어져간다. 비가 서글프게도,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만큼의 비가 오는 날이었다. 그날은 그녀가 나를 떠나가던 날이었다. 나는 분명히 그녀를 잡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다. 그녀도 무슨 말을 했었는데 빗소리 때문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난 생각한다. 너무 괴로운 나머지, 비의 마녀에게 귀를 팔고, 그녈 잡으려 했었던 것은 아닐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한쪽 눈만을 남겨둔 채 멀어져갔다. 비가 서글프게 오는, 오늘 같은 날이면, 나는 우산 없이, 그녀와 처음 만났던 그 곳을 서성이다 제자리에 멈춰 선다. 그리고 그날을 생각한다. 지금 나의 모습과 그때 그녀의 모습을……. 그녀도 한쪽 눈만을 가지고 누군가를 찾으려 한 것은 아닐까? 그녀는 내게서 가져간 한쪽 눈을 가지고,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는 이비가 멎을 때까지 그녀를 기다려본다. 왜냐하면, 내가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그녀가 나를 찾지 못할 테니까……. 그렇게 그녀는 나에게서 소중하고 아름다운, 하지만 지독하고 슬픈 선물을 남기고 떠났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여인이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말을 건넸다. “너무 창백해 보여요. 이 우산을…….” 난 이 여인의 눈을 훔쳐 그녀를 찾아야 하는 걸까? 비의 마녀에게 그녀를 만난 그 순간부터, 홀려버린 것 같다. 나의 눈물을 가져가 버린 그녀. 그렇게 나는 이 여인이 건넨 그 손에, 그 품에 안기여 추억해본다. 아름다웠던, 하지만 지독했던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들을……. 아직 내 몸 구석구석에는 마녀가 걸어놓은 살얼음 같은 차가운 쇠사슬이 감겨져 있다. 마녀의 힘은 너무도 지독하다.

작품 정보

〈그녀가 남기고 간 선물〉은 fate세상의중심에서사랑을외치다 작가의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06년 3월 30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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