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한부의 인생을 끝마치고 눈을 떠보니 또다시 병약한 몸으로 빙의해버렸다. 안 그래도 몸이 아픈데 하필 빙의한 게 악역이라 주변인들의 반응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렇게 된 거 인성 말아먹은 에스퍼들을 갱생시켜주기로 했다. 굵은 선의 미남이 고개를 숙여 다가왔다. 볼 때마다 작게 감탄을 내뱉곤 했던 얼굴이었다. 키가 커 항상 올려다보기만 했던 얼굴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으니, 저절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런 나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남자의 입꼬리를 시원하게 올라갔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손을 올려 내 뺨을 내리쳤다. 그다지 센 힘은 아니었으나 일반인과 다름없는 가이드가 받아내기엔 충분히 버거웠다. 작게 몸을 휘청거렸으나 곧 다시 본래대로 돌아왔다. 분명 웃고 있음에도 그의 투명한 눈동자는 어딘가 화나 있어 보였다. 그것이 사실임을 알려주듯 곧이어 험악한 말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뭘 꼬라봐, 병신아." 그 말을 면전에서 듣고도 나는 웃어 보였다. 그에게 욕을 듣기 전보다도 더 환하게 말이다. 그런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남자는 불쾌하다며 욕을 몇 번 집 씹고는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성질났다는 걸 보여주고라도 싶은지 발걸음 소리가 시끄러웠다. 저 애새끼. 그는 나를 좋아한다. 멍청한 그는 어쩌면 평생 알아 차리 못할 감정이었다.
작품 정보
〈병약한 악역 가이드에 빙의했다〉는 김사백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3년 7월 25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26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