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차가영은 자아가 생길 때부터 스스로 깨우쳤다. 봄, 겨울, 가을에는 한빙지옥으로 변하고 여름에는 염화지옥으로 변했으며, 어린 아이 두 명과 마른 성인 남녀 둘이 누우면 꽉 차는 지하의 방은 언제나 어두웠다. 특히 차가영이 가장 끔찍했던 것은 벽지가 온통 곰팡이로 가득 찬 것과 화장실이 방 밖으로 나가, 1층 구석진 곳의 구식 배변기를 써야 했다는 점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우주든 신이든 뭐든간에 차가영은 일찍이 영재 소리를 들을만큼 성공이 보장될 미래를 보는 눈이 정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녀가 걸어온 길이 쉬운 길은 절대 아니었다. 차가영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유년시절, 청소년기,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청춘까지 마음 속 쓰레기통에 쳐박으며 사업에 인생을 갈아넣었다. 재능과 그 재능을 넘는 노력, 한 번 정하면 끝까지 해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어린 의지력까지. 이정도까지 했으면 그녀에게 보상이 쥐여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렇게 차가영은 성공했고, 그녀 덕분에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까지도 편안한 인생...아니 매우 풍족하고 어느새 아랫 사람들의 시중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늘 차가영에게 죄책감과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국, 내외 가족여행에서 차가영이 함께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가족들은 같이 추억을 쌓자고 이제 그만 벌어도 괜찮냐고 설득도 해봤지만 차가영은 단호했다. '제 시간은 돈이나 마찬가지에요. 1초가 10원. 그런데 한 달을 쏘다니자고요? 세계 문화 유산. 굳이 제 눈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요. 어차피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데, 각 나라의 랜드마크 그냥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으로 보는 거랑 대체 무슨 차이인지 이해 못 하겠어요. 제 눈치 보지 마시고, 하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여행 가고 싶은 거 다 하세요. 딱 하나. 저와 업무적인 일 외에 사적으로 무언가 하자고 조르지 좀 마세요. 제발요." 그러던 중, 곧 본인과 남동생 차도영의 나이가 혼인적령기라 생각되어, 차가영은 차도영에게 회사에 이익이 되는 거래처와의 혼인을 제안한다. 하지만 차도영은 이를 격하게 거부하고, 차가영에게 감정 없는 사물 취급하며 철없는 말들을 내뱉는다. 차가영은 항상 '완벽한 사람'인 자신에게서 결핍된 요소가 있을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차도영을 비롯한 부모들에게 제 감정은 풍부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로 한다. 그러기 위해 드라마화가 될 정도로 대박 재밌고, 설레고, 두근거리고, 슬프면서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을 썼는데... 자신만만했던 것과 달리 결과물은 엉망진창이었다. 설상가상 저주받은 타자기가 차가영이 쓴 글의 추악함 때문에 분노를 터뜨리고 미션까지 선사해준다. 차가영이 배설한 똥 소설 속의 어느 캐릭터가 되어 절망적인 스토리의 소설을 제대로 수정해야만 다시 현생으로 돌아올 수 있다니! 근데...뭐... 아무리 졸작이지만 그 글의 원작자는 차가영 본인이었고, 나는 본래 배우는 데 있어 유달리 빠른 사람이니까. 글쓰기 재주 쯤이야 금세 배울 자신 있지. 대충 전체적인 스토리 좀 훑고 글쓰기 공부하고 일하느라 못해본 고등학교 생활도 해보고...인생 2회차라고 생각하지 뭐. ......이렇게 가볍게 여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작품 정보
〈내가 만든 내 2회차 인생〉은 5월고양이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5년 1월 1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20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