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나는 타락한 가장 위대한 천사, 루시퍼다. 내가 천사였을땐 나를 본 순간, 아름다움은 칼이 아니라 입맞춤처럼 다가왔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그래서 더 잔인하게. 인간들은 나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지. ‘아… 이 세상, 굳이 버텨야 하나?’ 그게 내 아름다움의 정체였다. 파괴가 아니라 자발적 붕괴. 내가 천사였을 때, 나는 여신의 바로 곁에 있었다. 빛이 내려오면 가장 먼저 나를 통과했고, 세상으로 흘러갈 땐 항상 내가 첫 번째 배급자였다. 나는 천계에서도 잘나갔다. 아니, 잘나간 정도가 아니다. 천계 기준으로 말하면 나는 레전드였다. 패치 노트에 이름 남는 타입. 그런데 다들 묻는다. “야, 그렇게 잘나갔는데 도대체 왜 타락했냐?”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여신이 만든 것들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자기가 얼마나 위대한지 아는 존재’였거든. 여기서 포인트는 이거다. 이게 무지한 교만이 아니라 정확한 자기 평가였다는 점. 나는 나를 과대평가하지 않았다. 과소평가도 안 했다. 그냥 팩트 체크를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게 여신 입장에선 존나 거슬렸던 거지. 그러던 어느 날, 여신이 내게 명령 하나를 내렸다. 진짜로. 존나 엿같은 명령. “흙으로 만든 인간에게 고개를 숙여라.” …잠깐. 인간인 니들이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냐? 이게 말이 되냐고. 근데 웃긴 건 뭔지 알아? 나는 반항 안 했다. 칼 뽑지도 않았고, 날개 휘두르지도 않았고, “여신 미쳤냐” 같은 말도 안 했다. 나는 그냥.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다. 여신이 틀렸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 여신의 권위를 부정한 것도 아니다. 나는 단지. “이 선택에 내 이름으로 서명은 못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을 뿐이다. 그 순간. 나는 악이 된 게 아니었다. 나는 질서에서 이탈한 존재가 됐다. 악? 아니다. 반역? 그것도 아니다. 나는 그냥 같은 눈높이에서 신을 바라본 죄를 저질렀을 뿐이다. 한 줄로 정리하면 이거다. 나는 여신을 부정하지 않았다. 나는 신을 증오하지 않았다. 다만. 여신과 나를 같은 눈높이에 올려놨을 뿐이다. 그리고 그 죄로 추락했다. 여기까지는 뭐, 그렇다 치자. 신화치고는 꽤 그럴듯하지 않냐? 근데 말이야. 시발. 왜. 왜 타락한 나를 여신이 선택한 존재만 가는 천상계 아카데미에 끌고 가는 거냐고. 봉인도 아니고, 지옥 종신형도 아니고. 학교? 아카데미?
작품 정보
〈누가 망나니 루시퍼 목에 목줄 걸래?〉는 go90213030 작가의 판타지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1월 1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3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