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내게 검은색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내가 제일 잘 알지.” “그럼 왜 그걸 입은 건데?” 오늘을 장식하는 마지막 햇빛이 에이스의 얼굴을 훑고 허리께로 내려갔다. 에이스의 상반신도 푸른 밤에 먹혔다. 사방이 순식간에 깜깜해졌고, 에이스는 어둠에 적응하기 위해 연신 눈을 깜빡여야 했다. 어느새 이 골목에 남아있는 사람이라곤 남자와 에이스, 두 사람이 전부였다. 인기척은 전무한 골목. 느껴지는 건 차갑게 식은 사막의 모래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와, 뱀. 하늘을 나는 새가 다였다. 그 사실을 의식한 도플라밍고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장례식에 분홍색을 입고 갈 순 없잖아?” 남자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이제 남은 햇빛은 에이스의 발치에서 겨우 맴돌고 있었다. 에이스는 가만히 침묵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누구 장례식에 가기에 저렇게 즐거워 보이는 걸까. 철천지 원수가 죽기라도 했나? “…누구의 장례식인지, 물어봐도 돼?” 남자가 허리를 천천히 숙였다. 남자의 깃털 코트는 밤하늘보다 더 새까매서, 에이스의 얼굴 위로 밤보다 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남자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입술을 가르고 나온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남자가 속닥거렸다. “너랑,” 남자의 기다란 손가락에 에이스의 심장께를 찔렀다. 꾸욱 손가락을 누르자, 심장 위에 얇은 반달 모양의 손톱자국이 난다. 그러나 그 손가락은 에이스의 가슴팍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에이스에게 죽음을 점지한 손가락이 이번에는 제 주인의 가슴팍으로 향한다. 에이스는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 도플라밍고는 자신에게 죽음을 점지하며, 에이스에게 했던 것처럼 제 심장께를 푹 찔렀다. [피폐물/에 개그 드립 후추/원작 파괴/착각계/노맨스 논컾/제 최애들인데 접점이 없어서 걍 제가 만나게 만들었습니다/꽉 닫힌 해피엔딩 보장/반!응!연!재] 천야차 도플라밍고, 불주먹 에이스, 가희 우타, 스팬담 장관. 이들의 공통점은 인생 최악의 순간에 전생을 자각했다는 것이다. 지독한 자기혐오에 빠진 채 각자의 쓰레기 같은 N회차 인생을 저주하며 하루빨리 죽기 소망하던 매일. 어느날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서로를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기뻐했다. 인맥과 개개인의 능력이 특출난 자기혐오 환자라니. 사후 세계로 함께 떠날 동반자로 딱이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자살은 어색하지만 갑작스러운 타살은 어색하지 않은 이 세계. 무력충돌로 인한 타살처럼 꾸민, 자연스러운 자의적 죽음을 위해 뭉친 네 사람이 몰래 만들어둔 제 몫의 무덤에 각자 안치되어 사이좋게 관짝 이웃 사촌이 되기 전까지. ...그리고 전 지구인 현 해적/가희 /장관 등등의 자살 계획을 막기 위해 개같이 고군분투하는 자칭 타칭 보호자들. 죽기 전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 네 명의 폭주기관차들은 보호자들의 필사적인 방해를 뚫고 무사히 황천길을 건널 수 있을 것인가? [!표지는 사랑스러운 독자님의 팬아트입니다!]
작품 정보
〈[원피스] 합동 장례식 작당모의 대작전!〉은 살얼음바다 작가의 패러디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3년 10월 9일이다.2026년 10월 27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56화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조아라 6,527 늘어 누적 80.9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