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쿄우야 루트 / 하루히 루트] "죄송하지만 이건 받을 수 없습니다." 곧게 뻗은 손이 철제 케이스를 천천히 닫았다. 마치 이렇게 될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것마냥 여유로운 미소였다. "하지만 친구분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무시하는 건 도리가 아니죠. 게다가 저희 오오토리 가는 수차례 쿠로사키 가의 도움을 받은 몸. 저도 가능한 도움을 드리고싶으니...이러는 건 어떨까요." 손해보는 거래는 하지 않는다. 여지껏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한 그의 신조였다. 다만, 아무리 낚시에 흥미가 없어도, 물밖으로 나온 물고기를 가만 냅둘만큼 그는 욕심이 없는 사내가 아니였다. "그렇다면,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물고기를 무시하고 지나칠 성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고기를 그대로 호수로 돌려보낼 성정도 아니였기에.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빠르고 간단한 방법과, 오래 걸리고 효율도 그다지 좋지 못한 방법이 있죠." 그럼 굳이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는 이유가 뭘까. 리아는 어쩐지 그가 앞서 말한 첫 번째 방법을 유독 강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디 이 방법을 더 제고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마냥, 남자는 그 어떤 소녀도 수줍게 볼을 붉힐만큼 훌륭한 미소를 지었다. "저와 사귀어주시겠습니까?" 언제 다가왔는지, 그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무도회에서 춤을 신청하는 것마냥 정중하게 손을 잡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쪽. 곧 손등 위로 간지러운 감각이 퍼졌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게 첫 번째 방법입니다." 상들리에 빛을 받아 반짝 빛나는 안경 너머 쿄우야의 눈이 곱게 접혔다. 분명 고백을 한 건 저쪽인데, 어쩐지 무척이나 여유로워보이는 미소였다. * "리아." "네? 하루히, 씨...?!" "죄송해요." 맞잡은 손을 끌어당겨 순식간에 고개를 튼 하루히의 입술이 누군가의 입술 위로 포개어진다. 쪽. 흩날리는 벚꽃보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온갖 소녀들의 수줍은 얼굴보다 더욱 달콤한 소리가 두 사람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어쩌면, 이 광경을 누구보다 분하게 받아들였을 누군가에게조차.
작품 정보
〈[오란고교] 저혈압 마왕에게 구애받고 있습니다〉는 술2 작가의 패러디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3년 1월 9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31화다.
![[가히리/오란] 우리의 별](https://cf-image.joara.com/mobile_file/default16_new.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