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저와 약혼하시지요, 영애." 베르니에 백작가의 정원이었다. 상단의 배가 바다 건너에서 실어 온 꽃들로 철마다 화사한, 제국에서 손꼽히는 부호 가문다운 정원. 그 한가운데, 막 꽃망울을 터뜨린 장미 덩굴 아래에서 리제트는 청혼을 받았다. 청혼한 남자는 여전히 리제트의 손을 붙든 채로 빙그레 웃고 있었다. 이시도르 아스테른 대공. 제국에서 가장 탐나는 신랑감이자, 리제트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남자였다. '약혼? 나랑? 대체 왜?' 팔뚝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이제 딱 두 번 본 남자랑 약혼? 얼굴을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하, 농담이 지나치세요. 저는 데뷔한 지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압니다." "그리고 저희는 서로 잘 알지도 못하고요." "그거야 차차 알아 가면 될 일이지요." 대공은 리제트의 말을 전부 들어줬다. 분명 전부 듣고 있는데, 어쩐지 하나도 듣고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이였다. 리제트는 불길한 기분에 붙들린 손을 슬그머니 빼내려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 힘을 주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러고 보니." 대공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베르니에 상단이 요즘 항로를 늘리셨다지요." "……네?" "바닷길이란 게 워낙 변덕스러워서요. 멀쩡하던 배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목소리는 다정하지만.... '이거, 협박이잖아.' "물론 제 약혼녀의 집안이라면, 그런 일이 없도록 제가 각별히 살펴 드려야겠지요." 그의 엄지가 리제트의 손등을 한 번, 천천히 쓸고 지나갔다. 리제트는 소름이 돋아 어깨를 움찔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애?" 리제트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전부 일주일 전 그 데뷔탕트 탓이었다. *표지는 AI로 만들었습니다!
작품 정보
〈협박으로 시작한 약혼입니다〉는 감자튀김연대기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10월 8일이다.2026년 10월 20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3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