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난 식구들이 일구어 나가는 소소하고 평범한 집 이야기 《또리네 집》에 등장하는 식구들은 언뜻 보기에는 하나같이 별나다. 아빠는 엄마 대신 날마다 아침 밥 하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주부이고, 딸은 다운증후군 장애를 앓고 있다. 늦둥이 막내아들은 마 냥 뛰노는 게 좋은 철부지 같다가도 걱정 많은 엄마 표정을 살필 줄 아는 애 어른처럼 군다. 엄마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 역할을 하며, 아귀 떼 같은 식구들을 이고 지고 살아간다. 가정에서 이들의 역할은 정상의 경계를 넘어선 듯하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이들이 꾸리는 ‘집’의 모습 을 잘 들여다보면, 여느 집과 다를 게 없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부부더라도, 이 사회에서 기대하는 통상적인 엄마와 아빠로서의 역할이 바뀌었 다 해도 그것이 또리네 집을 일구어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 식구와 한집에서 살면 고단하고 처절한 불행의 날들만 있을 거라는 편견과 오해는 이 책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 한다. 또리네 식구들은 자기들의 욕망을 마음껏 뿜어내고, 격렬하게 부딪친다. 그리고 서로 가진 개성 과 고유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또리네 식구들은 때론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서로가 징글맞고 짠하다. 바로 우리가 식구들과 함께 지내며 느끼는 흔하디흔한 감정인 것이다. 이 책은 어딘가 특별해 보이는 ‘또리네 집’ 이라는 가면을 쓰고, 어느 집이나 식구끼리 지지고 볶으며 일어 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어 독자들로 하여금 ‘그래, 가끔 우리 집도 이렇지’ 하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더 나아가 우리가 갖고 있던 ‘가족’의 전형을 통쾌하게 부숴 버리며, 어떤 사람들이 모였든 ‘집’이고 ‘식 구’가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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