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소시민이었던 내가 공작가의 양녀로 입양되었다! 그러나 첫날부터 당한 생체 실험으로 인해 내가 소설 속에 빙의했다는 걸 깨달았다. 내 역할은 다름 아닌 ‘흑막에게 힘을 빼앗기다가 생을 마감하는 비운의 엑스트라’였다. 신분 상승인 줄 알았던 기회는 사실 시한부 인생으로 돌진하는 원작행 열차였던 것. 배터리 신세가 된 이상 금수저 삶이라도 누리고 가겠어! “오늘부로 난 네 누나야.” “……웅?” “누나라고 불러, 꼬맹아.” ……그러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흑막 보모가 되었습니다. 미래를 대비해둔 덕에 죽기 직전 공작저를 탈출할 수 있었다. 사라지지 않은 치유 능력으로 죽어가던 몸을 치료한 뒤 소황행 라이프를 즐기던 때였다. “고작 이런 곳에 숨어들려고 날 버리고 떠나신 거군요.” “…….” “절 속이실 작정이었으면 제국을 떠날 각오라도 하셨어야죠.” 도련님,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쿨럭! 기침과 함께 붉은 액체가 뿜어 나왔다. 당황한 내가 서둘러 입가를 닦던 무렵이었다. 아펠리온이 성난 표정을 한 채 성큼성큼 다가왔다. 엥, 이 분위기 뭐지? “누님, 제발…….” 왜 얘는 내 어깨를 단단히 붙잡은 채. “제발 이런 것에 의연하게 굴지 마.”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세상을, 나를, 단념하려 들지 마.” ……구는 거지? 저거 피 아니고 토마토 주슨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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