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으로 놀러 나갔다가 정신을 잃은 새끼 호랑이를 주워 온 백구.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호랑이에게 ‘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와 즐겁고도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또래의 친구가 생겨 기뻐하던 것도 잠시, 갑작스레 백구가 쓰러지고 그 원인이 자신임을 알게 된 호는 그의 곁을 떠난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훌쩍 큰 백구. 마을에 갔다가 갓을 쓴 사내와 부딪히고 그의 손에 이끌려 어딘가로 향한다. “왜 피하느냐.” “그게….” “말없이 떠난 내가 원망스러운 것이냐.” 제게 해코지를 하는 줄 알고 바들바들 떨던 백구는 마주친 노란 눈에 그가 호라는 것을 알아채는데…. * “그게 아니라 호야….” 백구가 무릎걸음으로 가까이 다가가 호를 껴안았다. 그가 아는 누군가를 달래는 방법은 안는 것뿐이었다. 슬플 때도 화날 때도 기분이 나쁠 때도 휘가 안아주면 금방 풀리곤 했으니까. “미안해, 호야. 다시는 안 그럴게. 그러니까 울지 마. 응?” 호의 머리 위로 귀가 불쑥 튀어나왔다. 너무 슬픈 나머지 튀어나온 것으로 생각한 백구가 낑낑대며 그의 몸을 힘껏 안았다. “앞으로는 안 그럴게. 응?” 고운 손이 다정하게 등을 쓰다듬을 때마다 호의 귀가 움찔거렸다. 호는 부러 목소리를 낮춘 뒤 작게 속삭였다. “그러면 앞으로는 날 슬프게 하지 않을 거야?” “응, 당연하지…!” “정말?” 호가 말할 때마다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흩어지는 바람에 백구가 몸을 떨었다. 느낌이 이상했다. 마치 꿩의 깃털로 살살 쓰다듬는 것처럼 살갗이 간지러웠다. “백구야.” 다시 만난 뒤로 호가 처음으로 부른 제 이름이었다. 어쩐지 몸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 그가 황급히 호의 가슴팍을 밀었다. 한 것도 없는데 숨이 차는 기분이었다. “응…! 다시는 널 슬프게 할 일 없을 거야!” 백구의 말에 호가 만족스럽다는 듯 시원스레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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