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 할아버지들의 오래전 약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어쩌면 태어나기 전부터 윤건을 사랑할 운명이었던 희주. 그런 희주의 짝사랑에서 도망치는 법. * * * “…못 본 거로 해줘. 미안.” 나는 얼음 컵을 꽉 쥔 채 냅다 뛰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도망치는 걸 선택한 거다. 솔직히 이건 아니잖아. 이렇게 만나는 건 아니잖아. “연희주!” 하지만 나는 미처 속도를 내기 전에 차윤건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가 내 등 뒤편에서 나를 와락 껴안았다. 양팔로 나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껴안고는 그가 말했다. “어딜 가려고. 못가. 가지 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겨우 숨을 내뱉었다. 그의 체온이 전해지자마자 심박이 규칙을 잃은 것 같았다. 올해 여름 역시 나에겐 싫어하는 계절이 될 모양이었다. 여전히 차윤건을 좋아하는 연희주였다. 그깟 짝사랑 단념해버리고 싶었는데, 그래서 열심히 도망쳐 다녔는데. 나의 5년은 하등 쓸모없는 시간이었다는 듯 가슴이 뛰었다. “오빠가 잘못했어.” 오빠가 뭘 잘못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희주야. 오빠가 잘못했어….” 차윤건의 말끝이 늘어지더니 이내 흐느끼는듯한 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어느새 내 입술 사이에서도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에게 잘못이 없다고 말해줘야 하는데 그 말은 못 하고.
〈싫은 여름〉은 민유희 작가의 현대물 웹소설이다.리디에서 완결된 작품이다.출판은 라떼북에서 맡았다.
태그는 뇌섹남, 능력남, 다정남, 동정남, 동정녀이다.리디 평점은 4.4점이다.누적 조회 수는 586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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