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살던 정지우, 어느 날 눈을 뜨니 인소 《전국 서열 1위를 잡으러 온 그녀》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가 빙의한 인물은 다름 아닌 서열 2위 조연 ‘정지우’. 이름까지 똑같았다. 원작 속 여주는 전국 서열 1위를 잡기 위해 남장을 하고 ‘청목 공고’로 전학 오는 인물. 하지만 정지우가 눈을 뜬 청목 공고는 양아치와 불량배가 들끓는, 평범과는 거리가 먼 학교였다. 처음엔 그럭저럭 즐길 만했다. 조연이니까, 주인공들과 엮이는 일만 피하면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님, 오셨습니까!” 우렁찬 외침과 함께 홍해가 갈라지듯 길이 열렸다. 조폭 두목이라도 된 듯한 기분. 정지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어 ^-^.” 웃을 기분이 아닌데,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모티콘 ^-^ 미소 설정 때문이었다. 생전 싸움 한번 해본 적도 없는데, 서열 2위라는 이름 하나로 모두가 숨을 죽였다. ‘짐승들 사이를 걷는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그 순간, 옥상 문이 열렸다. 햇살 아래로 검은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주변이 숨을 죽였다. 영화배우처럼 눈에 띄는 남자, 서열 1위 반지혁. 홍해가 갈라지듯 트인 길 끝에서 정지우는 꼼짝없이 마주 서 있어야 했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작의 전개마저 비틀려 버린다. 괴상하게 변한 ‘여주'가 등장하면서 정지우가 알던 원작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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