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도인께서 너를 선머슴처럼 키워야 한댔어! 고운 외양을 절대 드러내지 말고.” 엄마의 닦달로, 본모습을 꽁꽁 숨기고 사람들을 피해 생활하는 나연. 답답하고 서글픈 마음에, 그녀는 충동적으로 클럽에 갔다. 덥수룩한 가발 속에 숨기던 긴 머리와, 압박붕대로 가렸던 아름다운 몸매를 드러낸 채로 말이다. 그런데 혼잡한 클럽 안에서 아는 남자를 만났다. “그쪽은 숙맥이라 이런 데 오면 안 되겠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윗집 오빠, 기제혁. 가발과 커다란 뱅뱅이 안경을 걸치지 않아서일까. 그는 제가 누군지 못 알아보는 것 같다. 언제 또 가능할지 모르는 일탈, 나연은 제혁에게 밤을 함께 보내자고 제안한다. “저랑…… 자고 가요.” 그렇게 하룻밤 일탈로 끝날 줄 알았는데……. 자꾸 윗집 오빠에게서 집착 어린 연락이 와 큰일이다. “너 어디 사는, 누군데.” 제혁은 나연을 안을 때마다 그녀의 정체를 알고 싶어 했다. “마, 말해 줄 수 없어요……. 읏.” “말해 주지 않을 거면 됐어. 난 이렇게 계속 널 불러내면 되니까.” 그는 단단한 팔로 나연을 휘감았다. 내가 사실 아랫집에 사는 그 숫기 없는 여자애라는 걸 알고 나서, 오빠가 실망하면 어쩌지……? 그래서 나연은, 그가 알아채기 전에 도망가야겠단 결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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